1. 실책이란 무엇일까요?
야구경기에서 실책이란 수비팀의 행동이 공격팀을 유리하게 만든 경우에 그 행동을 한 야수에게 부과되는 통계입니다. 악송구라던지 플라이볼을 잡지 못한 경우는 확연히 실책인 게 보이지만 때로는 실책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내야수의 땅볼 수비에서 이런 상황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타자의 땅볼을 내야수가 막았는데 타자가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내야안타로 기록이 되기도 하고 야수 실책으로 기록이 되기도 합니다. 안타로 기록이 된다면 타자에겐 좋겠지만 투수에겐 피안타율이 올라가사 좋지 않겠죠? 그리고 실책으로 기록이 되다면 투수는 영향을 받지 않지만 타자나 야수는 좋지 않은 기록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실책으로 기록이 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2. 실책으로 기록되는 경우란?
야구에서 실책은 전광판에 E로 기록이 됩니다. 전광판은 팀의 전체 실책수가 기록이 되는데 야구에서 실책으로 기록이 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타자의 타격시간을 연장시키거나 아웃될 주자(타자도 포함)를 살려 주거나 주자에게 1개 베이스 이상 진루를 허용한 미스 플레이는 실책으로 기록이 됩니다. 예를 들면 공을 잡다가 놓치거나, 공을 떨어 뜨는 것, 악송구 등이 있습니다. 공이 야수에게 닿았을 때만 실책으로 기록하는 것은 아닙니다. 땅볼 타구가 빠져나가거나 평범한 플라이볼이 야수에 닿지 않고 땅에 떨어졌을 때, 기록원이 판단해서 일반적인 야수의 수비 능력이라면 처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하면 실책으로 기록이 됩니다. 반면, 야수의 글러브를 맞고 떨어졌다 할지라도 공이 너무 강하게 날아와서 처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하기도 합니다.
또 야수가 타자주자를 시간상으로 아웃시킬 수 있는 땅볼을 잡거나 송구를 받았을 때 타자주자를 아웃처리하지 못하며 그 야수에게 실책을 기록합니다. 다른 주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송구를 받아 주자를 포스 아웃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주자를 살려주지 못하였을 때도 해당 야수에게 실책을 기록합니다.
악송구 역시 실책으로 기록을 합니다. 송구가 좋았다면 아웃이었다고 판단되면 공식기록원은 공을 던진 야수에게 실책을 기록합니다.
수비를 게을리 할 경우에도 실책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송구를 했을 때 야수가 잡지 못하거나 잡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자가 진루하였을 경우 그 야수에게 실책을 기록합니다. 마지막으로 심판원이 타자나 주자에게 방해 또는 주루방해로 진루를 허용했을 경우 진루가 허용된 주자수나 베이스수에 관계없이 방해 행위를 한 야수에게는 실책 1개를 기록하게 됩니다.
3. 이건 실책이 아니잖아요?
앞서 말씀드린 상황과 비슷하지만 실책이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먼저 악송구의 경우 실책으로 기록한다고 하였지만 예외의 상황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포수의 도루 저지 송구입니다. 투수가 투구한 공을 잡아 포수는 도루를 시도한 주자를 잡기 위해 송구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악송구가 되었을 경우에도 실책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다만 악송구로 인해서 주자가 기존에 목표한 베이스보다 더 많이 진루한 경우에는 실책으로 기록이 됩니다. 복잡하죠? 예를 들어 1루 주자가 2루로 도루를 시도해서 포수가 2루로 송구를 하였는데 악송구가 나와 주자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진출했다면 포수에게 실책이 주어지지만 악송구가 나왔다 하더라도 주자가 2루에 멈췄다면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것입니다.
다음은 야수가 송구를 잘했다 할지라도 주자를 아웃시키지 못했을 것이라고 공식기록원이 판단한 경우 야수가 악송구를 하더라도 그 야수에게 실책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야구 중계를 보면 가끔 '깊은 타구'라는 표현을 많이 듣게됩니다. 특히 유격수나 3루 쪽 수비에서 많이 나오는데요, 타자가 3루 쪽 깊은 곳으로 타구를 보내면 상대적으로 1루와 거리가 멀어지기 때문에 수비수는 더 빠르게 공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만약 주자의 발이 빠르다면 더더욱 서두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악송구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악송구가 나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주자가 1루에서 아웃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이 된다면 실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더블 플레이나 트리플 플레이에서도 마지막 아웃을 시키려던 송구가 악송구가 되었을 때는 실책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든 송구에서와 같이 악송구로 인해서 어느 주자라도 더 많이 진루를 하게 된다면 악송구를 한 야수에게 실책이 기록됩니다.
또, 야수가 땅볼을 놓치거나 플라이 볼, 라인 드라이브, 송구를 떨어뜨린 뒤 즉시 공을 주워 어느 주자라도 포스 아웃을 시키면 야수에게 실책을 주지 않습니다.
일부러 플라이볼을 잡지 않아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예를 들어 노아웃이나, 원 아웃 주자 3루 상황에서 파울 플라이를 잡으면 3루주자가 태그업 플레이로 득점하게 됨을 방지하기 위해 파울볼을 잡지 않는다면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공을 가장 많이 던지게 되는 투수의 경우 폭투나 패스트볼로 주자가 진루하게 되더라도 별도의 기록을 하고 실책으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어떤가요? 때로는 실책인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실책이 아닌 것 같기도한 규정들이 많아서 많이 헷갈리시죠? 그래서 야구를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홈런도 한순간에 분위기가 반전되지만 어이없는 실책도 팀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더 멋진 파인플레이를 위해서는 실책을 두려워해선 안 되겠죠? 실책이 나오더라도 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선수분들 모두 멋진 플레이를 기대합니다.